北 아나운서 150대 1 김정은에게 잘 보여야...
  • 지일
  • 2012-01-19 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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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따기` 北 여성 아나운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아나운서 경쟁률 치열…실력만큼 출신 성분 중요 ”김정은 칭찬 들어야”
사진=이춘희 아나운서(왼쪽)와 최근 조선중앙TV에 등장한 젊은 여성 아나운서


북한에서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나이 일흔이 넘도록 북한 간판 아나운서 자리를 지킨 이춘희처럼 되려면 최소 150대 1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실력만이 출세를 좌우하진 않는다. 김정일·김정은 같은 최고 지도자급 인사의 칭찬을 들어야 스타가 될 수 있다. 시청률 조사를 따로 하지 않는 북한 방송계에선 최고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주요 평가 기준이라고 한다.

18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조선중앙TV 기자와 작가로 일했던 탈북자 장해성씨는 "조선중앙TV 방송원(아나운서)들은 `간판`으로 고정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행정직이나 지방 방송 등 타 부서에서 순환 근무를 한다"고 전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선 공훈이 많고 출신 성분도 좋은 건 물론이다. 여기에 김정일 같은 최고 지도자들로부터 칭찬 한마디가 보태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춘희도 과거 "방송을 잘 한다"는 김정일의 칭찬 한 마디에 김정일 소식을 최전방에서 전하는 `1호` 방송원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씨에 따르면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되려면 평양연극영화대학 방송과를 졸업한 뒤 중앙방송 방송원 양성반에 들어가거나, 150여명이 참가하는 전국화술경연대회에서 입상해야 한다. 예비 방송인들은 조선중앙방송 화술전문가에게 1년 간 교육을 받는다. 어떠한 경우에도 언변의 기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적들에 대한 결연함을 보이란 뜻이다.

한편 북한이 내세우는 모범적인 아나운서상도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비장한 말투의 이춘희가 김정일 시대의 아나운서상이었다면, 최근 이춘희를 대신해 조선중앙TV에 등장한 차분한 어조의 젊은 여성은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아나운서상으로 보인다. 20대로 보이는 이 여성은 분홍색 한복 저고리 차림에 긴 머리를 하나로 묶었으며, 차분한 말투로 김정은 기록영화가 새로 출시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짧은 커트 머리, 결연한 어조를 유지했던 이춘희의 노숙한 이미지와 대조되는 젊고 화사한 모습이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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