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조는 대한민국의 생명선
  • 관리자
  • 2010-06-07 15: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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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황장엽선생께서 2001년 9월 1일

탈북자동지회 임원들에게 한 말씀 -


오늘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떠돌고 있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한·미·일의 공조체계를 강화할 데 대한 문제입니다.

지금 중국·러시아·북한의 반미공동전선과 미·일·한국의 공조체계가 대립되어 있는 것, 이것이 오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본 대립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이 기본대립으로부터 출발하여 모든 문제를 고찰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여기서 물론 기본 핵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입니다.

북한과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보면 이 주변 4대국에 비해서는 약하지만 전략적으로 볼 때에는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남북한이 오늘 한반도를 중심에 놓고 대립되고 있는 이 두 전선에서 놀 수 있는 역할은 대단히 큽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은 지금 북한을 극력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끌어당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그저 직선적으로 미국을 반대하였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머니를 15개씩 차고 다니며 외교를 잘합니다.

중국은 자기의 지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미국을 이용할 때다. 미국과 투쟁하는 것보다 미국을 더 이용하여야 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을 이용해서 종국적으로는 미국을 타승하자 - 이것이 중국의 장기적인 전략계획입니다.

미국을 이용해서 미국을 타승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외교도 하고 그로부터 경제적, 기술적으로 앞선 것을 뽑아내면서 자기 힘을 키워서 마지막에는 미국을 타승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을 타승하자는 것이 중국의 종국적인 목적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것은 그 전부터 그들이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법은 미국을 이용하면서 종국적으로 타승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비록 북한은 작은 존재이지만 중국에 있어서는 아주 귀중한 존재입니다.


이전에 모택동은 늘 중국은 북한의 후방이다, 특히 동북지방은 북한의 대 후방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지원군이 나올 때에도 동북지방에 다 집결했다가 나오곤 하였습니다.
동북지방, 만주는 북한의 대 후방입니다.
이런 지리적인 관계로 볼 때 북한과 중국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또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그들이 6.25전쟁 때 같이 싸웠고, 아직도 그때 같이 싸운 중국지원군출신이 상당히 큰 세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중국은 조선전쟁에서 순 전사자만 40만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부상자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모택동이 자기 아들 모안영이 희생되었는데 주은래를 비롯한 간부들이 그 시신을 중국으로 가져오자고 하였지만 그걸 왜 가져오겠는가. 그냥 둬두어라고 하면서 반대하였습니다.
이것은 조선에다 빚을 지우자는 것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일본의 야스쿠니신사에는 우리 한국 출신 전사자가 6~7만 안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 인민이 일본 인민에게 큰 빚을 지우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이미 지나간 것만큼 역사는 역사대로 두고 우리 인민이 일본인민에게 이러한 역사적 빚을 지워놓고 있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택동은 역시 앞을 내다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기 아들의 시신을 가져오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북한에서는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모안영의 묘에 북한 간부들이 찾아가 화환을 증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 시신을 중국에 가져갔다면 누가 거기에 참배하러 가며 화환은 누가 증정하겠습니까.
중국은 40만을 희생시키면서 북한에 투자한 것을 잃어버리려 하지 않습니다.

중국사람들은 북한을 잃어버리게 되면 미국세력이 압록강계선까지 들어와 직접 중국과 대치하게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결에서 북한은 중국의 중요한 전략적 전초기지로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다릅니다.
옛날부터 러시아와 중국은 모순이 있었습니다.
둘 다 큰 나라이고, 러시아는 자꾸 중국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땅이라고 하는 것도 역사적으로 보면 대부분이 중국과 인연이 깊은 땅입니다.
시베리아 땅은 주로 몽고족이 살고 있었는데 중국사람들은 몽고족을 자기 나라의 소수민족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베리아 땅을 다 러시아에 떼웠습니다. 그러니 중국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마다 그것을 좋아할 리가 없을 것입니다.
한편 지금 시베리아 땅에는 러시아 사람이 얼마 살고 있지 않습니다. 광활한 땅이 텅 비어 있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중국 땅은 사람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중국사람들이 시베리아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데 대하여 러시아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어떤 정치가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립의 불가피성에 대하여 나에게 역설하면서 중국은 일본사람들처럼 돌격!하고 쳐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뱀처럼 슬슬 들어와 그 땅을 먹어치운다고 하면서 중국이 위험하다고 말하였습니다.
러시아는 중국과 모순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경제사정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영토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가져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는 몹시 곤란하지만 아직도 군사대국으로서는 미국과 경쟁할 만한 대상입니다. 그러므로 러시아는 그것을 가지고 자기 권위를 세울 수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

중국사람들은 이것을 노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를 군사대국으로 존대하면서 MD를 반대하는데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느 잡지에서 낸 것을 보니 아직은 중국이 러시아만 못하다고 하면서 러시아를 추어주고 있습니다.
이리하여 중국은 북한과 한 짝이 되어 있는 데다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3국의 반미공동전선을 형성하였습니다.

지금 반미공동전선을 형성하는 데서 당면한 구체적인 목표로서는 MD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MD를 반대하는 것이 반미공동전선을 결합시키는 유대로 되고 있습니다.
MD를 반대하는데서 중요한 열쇠를 김정일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습니다.

그 열쇠가 무엇이겠습니까.

남한정권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정권은 자기의 운명을 대북 정책에 걸고 있다보니 김정일은 자기가 위협하면 MD가 아니라 그 할애비라도 반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록 얻어먹는 신세이지만 김정일이 대국들도 가지지 못한 큰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만일 김정일의 압력이 성공하여 남한정부가 MD를 반대하거나, 잘 응하지 않게 되면 김정일은 중국이나 러시아 측으로 볼 때 영웅으로 됩니다.
그 공로가 높이 평가될 것입니다.

김정일은 북한만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정권도 좌지우지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김정일의 위신은 올라갈 것이고 그 대가로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큰 원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이번에 강택민이 평양을 방문하면 상당히 큰 선물을 줄 것이며 김정일에게 남한 정권을 도와주기 위하여 서울 답방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한정부가 MD를 반대해 나서게 되면 이것은 미국에 큰 타격으로 됩니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무조건 복종하는 처지에 있는 남한정부까지도 반대하는데 왜 우릴 보고 자꾸 지지하라고 하는가하면서 지금 동요하고 있는 나라들이 더 용기를 내서 MD를 반대하는데 좋은 구실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한정부가 만약에 MD를 반대하기만 하면 MD계획 수행에서 아주 큰 타격으로 됩니다.
또 그만큼 김정일의 값은 올라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원조를 받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반미감정이 높아가고 있는 구라파라든가 여러 나라들로부터도 김정일은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번 8.15 대축전에 참가한 어떤 인사에게 북한 당국자들이 남한당국이 MD를 반대하도록 강한 압력을 가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것은 근거 없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와 같이 두 개 전선의 대립의 각도에서 볼 때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힘을 합쳐 남한정부가 용기를 내서 MD를 반대하게 하고 한·미·일 공조체계에서 떨어져 나와 중국과 러시아, 북한 편에 더 접근하도록 한국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을 중요한 전략적 요구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정부의 대북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 국민들 속에서 반미, 반일감정을 고취하여 한국정부가 대북 정책과 반미, 반일정책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술책을 쓰고 있습니다.

미군철수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도 이런 목적을 추구하는 술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일문제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남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간섭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자꾸 퍼뜨려서 한국 내에서 반미감정을 고취시키고 민족주의적 감정을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한정부가 MD를 반대하는 반미적 입장을 지키는데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하자는 것입니다.
또 역사교과서 왜곡이요, 신사참배요, 종군위안부요 하는 것을 자꾸 강조하면서 반일감정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 남한정부로 하여금 미·일·한국의 공조체계에서 떨어져 나와 중국 측에 붙도록 끌어당기는 술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반일에 대하여 떠드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한심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하자면 미국과 동맹하고 일본과 협조하는 것이 중요한데 왜 반일을 주장하는가고 물었더니 그는 임진왜란 때처럼 일본이 쳐들어올까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는 봉건시대였다, 일본이나 한국이 다같이 봉건시대로 되돌아간다면 그런 걱정을 할 수 있어도 지금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심한 시대착오다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오늘 날 한국 내에서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반일운동은 중국, 북한의 조종을 받고 있는 한국 내의 일부 세력들이 한·미·일 공조체계를 약화시키기 위하여 벌이는 음모일 수 있다는데 대하여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친북 인사들에게 멸망한 월남의 경험을 참작하라고 충고하고 싶은 심정을 억제할 수 없습니다.

친북 세력이 지금 아무리 김정일을 지지하여도 앞으로 북한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환상입니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북부월남 공산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사회에서 반체제활동을 한 자들은 사회주의사회에서도 똑같은 활동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숙청하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판단할 것은 틀림없는 것입니다.

지금 한·미·일의 공조체계를 허무는 제일 큰 장본인은 한국의 친북 세력입니다. 그런데 정세를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반미공동전선과 한·미·일 공조체계간의 대립의 각도에서 볼 줄 모르다보니 북한이 남한정부에서 이적단체로 규정한 어떤 학생단체까지 다 동원하여 조직하는 그 무슨 대축전 같은 것이 남한을 와해시키고 한·미·일 공조체계에서 한국을 떼 내려는 음모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알면서 그렇게 목적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과거가 중요한가, 현재와 미래가 중요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다, 종군위안부 문제다, 신사참배문제다 하는 것들은 다 과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물론 과거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왜곡하는데 대하여 반대의견을 주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바로잡는다는 것이 현재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 비록 과거에 있은 일이라 하여도 현재와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문제는 과거문제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날 빚을 지고도 아직 물어주지 않았다면 과거문제로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일이 6.25전쟁을 일으키고 많은 테러를 한데 대하여 사과도 하지 않고 과거사로 덮어두자고 주장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는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미국과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것은 큰 원칙적 문제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생명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측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합쳐서 동맹관계를 자꾸 강화해 나가는데 우리가 미국과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게 되면 우리는 고립되고 맙니다.
우리의 민주주의체제의 운명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과거를 따지는 것도 현재를 위해서 따져야지, 과거를 따지는 것이 우리의 생명선인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하는데 손실을 주어서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과거는 어디까지나 현재를 위해서 따져야 됩니다.
시대가 발전하게 되면 반드시 역사를 고쳐 씁니다.
과거의 역사가 달라진 것이 아닙니다.
현재가 달라졌기 때문에 달라진 현재에 비추어서 과거의 역사를 다시 해석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를 제일 많이 따지는 것이 누구입니까.
봉건들입니다.
불평등한 신분제도를 만들어놓고 신분을 팔아먹던 봉건들이 신분을 들추기 좋아합니다.
그전에 우리가 어릴 때 가만 보면 혼인을 중매하려 다니는 사람들이 언제나 그 집안의 내력이 어떤가 하는 것부터 물었습니다.
해방 전에 내가 강원도 삼척에 와서 징용노동을 할 때 보면 남한 사람들 속에 봉건사상이 농후했습니다.

... ... ...

사실 그 전에 진짜 양반은 다 남한에서 살았지 북한에는 양반이 없었습니다. 있었다면 자칭 양반인 토호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해방 후 공산정권이 서게 되자 반대방향에서 내력을 캐게 되었습니다. 해방 전에는 과거에 잘 산 것이 자랑거리로 되었지만 해방 후에는 잘 못산 것이 자랑거리로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저저마다 해방 전에 잘 못살았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해방 전에 지주나 자본가로서 잘 살았다고 평가되게 되면 성분이 나쁘다고 하여 간부로 등용도 안 해주고 결혼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보아도 북한체제가 뒤집어놓은 봉건체제라는 것이 명백합니다.
쩍 하면 그 사람 가정성분이 무엇인가., 그 사람의 할아버지는 무엇을 했는가.를 따집니다.
해방 전에 보게 되면 순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면서기라도 한자리 못하겠는가 하고 안달아 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는 해방 전부터 잘 못사는 것을 바란 것처럼 떠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과거를 팔아먹기 제일 좋아하는 자가 김정일입니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빨찌산 했다는 것을 언제나 자랑하고 자기의 조부와 증조부도 못살고 착취 받았다는 것을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선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남한에 오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김일성이 가짜가 아닌가고 물었습니다. 나는 그건 무엇 때문에 따지는가, 진짜 김일성이면 어떻고, 가짜 김일성이면 어떻단 말인가, 문제는 현실적으로 김일성이 정치를 잘했는가, 못했는가 하는 데 있을 뿐이다. 김일성이 지난 날 이름 없는 무명소졸 이었다 하여도 그가 정치를 잘했다면 소문난 김일성보다 더 장하다고 평가해주어야 할 것이다.하고 늘 이런 입장에서 말해주었습니다.

내가 사실상 김일성에 대하여 실망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자기 경력을 속이기 위해 고심하고, 자기 가계를 혁명적 가계라고 내세우는 것을 목격한 때부터입니다. 김일성은 그가 소련에 들어가 소련군 대위의 견장을 달고 극동군 88특수여단에서 사업한 사실을 엄격히 비밀에 붙이고 처음부터 민족의 지도자로서 추대된 것처럼, 또 소련의 유명한 장군들, 원수들과 친교가 있은 것처럼 행동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만경대고향집이라는 것을 꾸리고 자기 집이 대대로 내려오는 혁명가의 집안이라는 것을 선전하였습니다. 김일성은 거기에 자기 가계를 선전하는 박물관을 지어놓았을 뿐 아니라 그 뒷산에 자기 부모와 조부모의 묘를 왕릉처럼 크게 꾸려놓고 명절 때마다 당과 국가의 간부들이 찾아가 화환을 증정하는 의식을 진행하는 것을 제도화하였습니다.

이렇게 나가다 보니 김일성은 마침내 제왕행세를 하게 되고 자기 아들에게 정권을 세습적으로 물려주는 반인민적인 교만한 범죄를 저지르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바로 만경대정신입니다.
만경대정신이란 결국 봉건적 사회주의 독재정신입니다.

중국의 모택동이나 월남의 호지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력을 날조하고 가계를 내세워 자랑하는 것은 김부자뿐입니다. 이것 하나만 보아도 그들이 그릇이 작고 인민을 기만하는 속물들이라는 것이 명백합니다.

과거를 자꾸 따지는 자들은 현재를 기준으로 하여 실력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을 극력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비겁한 자들입니다. 결국 자기들의 기득권을 허위적인 내력으로 정당화하고 신성화하려는 협잡꾼들입니다.
연개소문은 명문출신이었지만 자기 가계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는 나는 나다. 내가 이렇게 정권을 잡은 것은 내 실력 때문이지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덕을 입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이 사내다운 태도입니다.

사실 세습적으로 정권을 물려받는 것은 큰 수치입니다. 김정일은 바로 이런 수치스러운 자기 처지를 정당화하고, 자기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혁명전통이라는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 과거를 따지는 봉건적 신분제도를 부활시켰던 것입니다.

과거를 자꾸 내세우는 자들은 개혁을 반대하고 기득권을 신성화하려는 수구파들입니다. 이들이야말로 현재를 부정하고 현실적인 정의의 투쟁을 회피하는 양심 없는 자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아주 우습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90년대에 들어서서 겨우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된 어떤 언론사가 동아일보나 조선일보를 친일적인 신문이라고 비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진짜 언어도단입니다.

그때 일제는 우리 조선말 자체를 말살하려고 하였고 조선의 역사를 말살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때에 모든 난관을 극복하면서 그래도 우리말로 신문을 계속 내왔다는 것은 참으로 높이 찬양할 만한 일입니다. 그때 신문을 계속 내자니 파쑈적인 총독부의 강요도 어느 정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때에는 초등학교들에서 학생들이 조선말을 쓰는 것이 엄금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때에 동아일보나 조선일보가 계속 신문을 낸 것 자체가 우리 민족의 자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내가 14세 때 일입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있은 올림픽대회에서 북한 신의주출신인 손기정씨가 마라톤경기에서 우승하였는데 동아일보가 손기정선수의 가슴에서 일본국기를 떼고 사진을 신문에 낸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동아일보가 폐간처분 당하였습니다. 이 사실에 대하여 우리 형님들이 비분감개 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보지도 못하고 체험하지도 못한 어린 사람들이 함부로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친일적인 활동을 했다느니 뭐니 하며 비방하는 것은 참으로 교만하고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부 남한 사람들은 자주 우리에게 왜 북한 사람들이 독재를 반대하여 일어나지 못하는가고 따지는가 하면 어떤 자는 왜 북한에서 싸우지 못하고 남한으로 내려왔는가고 시비를 걸기까지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북한의 실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당장 총칼로 목숨을 위협하는데 생명을 버리고 투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또 때로는 개죽음이 될 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자는 임수경과 같이 투쟁하라고 설교하는데 철이 없도록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이런 자는 남한정부와 북한 독재정권을 대등하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자는 자기 집안에서 부모들이 해주는 따뜻한 밥만 먹고 고생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자란 주제에 남의 집 머슴살이가 쉬운 것처럼 주장하는 어리석은 자보다 더 어리석고 분수를 모르는 자입니다.

삼엄한 일제통치하에서 동아일보가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떼고 사진을 신문에 실은 한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민족적인 감사와 찬양을 받을 업적을 남겼다고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였던 어린 사람들이 동아일보를 헐뜯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선조들이 우리 나라가 일제의 식민지로 되는 것을 막지 못하였다고 하여 그들이 선조의 자격이 없다고 시비하는 것보다 더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조선일보가 박정희대통령 시대에 정부정책을 지지했다고 비난하면서 지금 북한 실태를 정확히 보도하는 것까지 비방하고 있습니다.
우선 박대통령의 정치가 옳았는가, 옳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를 객관적인 업적을 기준으로 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박대통령은 한국발전의 초석을 마련한 큰 업적을 남긴 정치가로서 높이 평가될 만하다고 봅니다. 그가 그 당시 독재를 실시한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사정과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되면 될 것입니다. 그에게 결함이 있었다고 하여 그의 업적까지 다 말살하려고 하는 것은 입만 살아있는 지식분자들의 철없는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그 당시 조선일보가 박대통령 정부를 지지한 것이 나쁘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거니와 설사 그때 조선일보가 일정한 편향을 범하였다고 가정한다 치더라도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지 지금 잘하는 것까지 비방하는 것이 어떻게 진리와 진실에 충실해야 할 학자의 태도라고 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자칭 진보적 인사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들이 북한의 김정일 독재를 도와주는 결과밖에 가져오는 것이 없을 것 같이 생각됩니다. 이런 자들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말공부쟁이에 불과합니다.
지금 북한통치자들은 북한 실정을 정확히 폭로하고 있는 조선일보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반면에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를 공격하고 있는 어떤 언론사는 그들 내부에서는 자기편 신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친북 세력이 제멋대로 날뛰어도 그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사상적으로 낙후하고 용기가 없는 태도입니까.
요전에 이대용 선생이 쓴 글에서도 말하지 않는 대중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이적단체로 규정한 조직화된 학생단체나 친북 세력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말 못하는 사람들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조선일보를 구독하지 말라는 시위까지 하는데 이것이 무슨 자유민주주의입니까.
그 자체가 벌써 언론탄압의 도구로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 주지 않습니까.

신문을 사고 안 사고야 국민들의 자유이지, 왜 국민들이 구독하지 말라, 하라 하는 운동을 일으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그냥 방치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국민들의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가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요전에 민주주의만이 통일의 길이다에서도 주장하였지만 국민들이 조직화, 의식화되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자꾸 따지는 것이야말로 수구세력인데 조직화, 의식화되지 못하다 보니 수구세력과의 투쟁을 용감하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와 김덕홍 회장은 여기에 오면서 이런 약속을 했었습니다.
현실적인 정치에 절대로 개입하지 말자.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왔지, 남한정치를 하려고 내려온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정치에 개입하지 말자.
그래서 야당과 여당이 싸우는데 대해서도 일체 개입하지 않았는데, 가만 보게 되면 우스운 것이 참 많습니다.

최근에는 야당의 이총재의 부친이 일제 때 검사서기를 한 것이 친일파에 속한다고 말밥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검사를 했다면 또 무슨 관계가 있는가 말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고 아들을 아들이지 않습니까.
만일 아버지가 검사를 하면서 나쁜 짓을 많이 했다면 본인이 처벌되어 마땅하지 그의 아들이 왜 책임져야 합니까. 아버지는 아버지고 아들은 아들이지, 왜 아버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아들을 비방합니까. 이것이 민주주의적 사고방식입니까, 봉건적 사고방식입니까. 아버지와 아들을 가족주의적으로 연결시켜 보는 것이 개인주의적 민주주의 사상에 배치되는 봉건적 사고방식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런데 검사의 서기가 또 무슨 큰 권한을 가진 존재였단 말입니까. 그저 일제기관에 복무했다는 것뿐입니다. 그것도 끝까지 한 것이 아니고, 게다가 일제의 감옥살이까지 했다고 하는데 무엇이 문제될 것이 있겠습니까. 정치투쟁을 하려면 정책을 놓고 어느 정책이 국민의 이익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따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여당이 야당총재의 아버지가 일제 때 검사서기를 했다는 것을 가지고 친일파라고 공격하면 야당에서는 여당총재가 일제 때 창씨개명을 했다고 맞공격을 하고 있으니 선진국가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창피한 일입니다.

역사왜곡으로 말하면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얼마나 엄중합니까.
그들은 역사왜곡에서 세계적인 기록을 창조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항일빨치산 투쟁을 있는 것, 없는 것 다해서 날조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내가 교육비서를 할 때 한번은 김일성이 역사학자들을 다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니까 김일성이 한다는 말이 수나라 군대가 평양성 30리 밖에 까지 쳐들어 왔다가 청천강(살수)에서 패하여 300리를 하루 밤에 도망해갔다는데 이것이 말이 되는가. 어떻게 하루 밤에 300리를 갈 수 있는가. 거짓말이다. 그러니 저 요동반도에 평양과 비슷한 지명이 있는지를 찾아보라. 거기까지 왔다가 쫓겨갔을 것이다.었습니다.

이에 대해 박시형 선생 하나가 의견을 좀 제기하려고 하다가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김일성은 반대가 없으면 그대로 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사회과학원 조선역사 실장이라는 사람이 요동반도에 평성이라고 하는 지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살수라는 것은 요하를 말하지 청천강이 아닙니다.이렇게 보고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김일성이 또 우리 고구려의 첫 왕인 동명왕이 진시황보다 몇 백년이나 후에 나왔다는데 이렇게 되면 안 되겠다. 한 100년이라도 앞서나왔다고 하라해서 그런 방향에서 역사를 또 왜곡하였습니다.

과거가 좋았다고 해서 좋을 것은 또 뭐가 있습니까.
과거가 좋지 못하면 미래도 다 좋지 못하게 됩니까.
과거를 보면 일본보다 우리가 선생이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이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뭐가 나쁩니까.
또 중국이 우리보다 선진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뭐가 나쁩니까.
인류공동의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데서야 그런 것이 무슨 문제로 될 것이 있습니까.
우리가 과거에는 낙후하였지만 분발하여 앞으로 큰 일을 하면 그만 아닙니까.

역사는 어디까지나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중요한 목적은 과거에서 교훈을 찾자는 데 있습니다. 지난 날 우리 나라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발전하고 강한 나라였다는 것을 덮어놓고 강조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좋은 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이었다는 것을 옳게 밝힘으로써 약점을 극복하고 좋은 점을 살려나가, 우리 민족을 훌륭한 민족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애국적 헌신성을 발휘하도록, 고무하도록 우리 역사를 서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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