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생활비 지출 줄여가며 한국 화장품 사는 北 중년 여성들
  • 북민위
  • 2025-04-29 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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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들 사이에 한국 화장품이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에서 한국 화장품은 오랫동안 돈주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어느 정도 생활에 여력이 있는 중년 여성들이 각종 생활비를 줄여가며 한국 화장품을 사서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국산 화장품 중에서는 ‘은하수’가 제일 좋은데 장마당에 널려 있는 건 대부분 8·3(개인 제조)이 많아 믿고 쓰기 어렵다”면서 “그럴 바엔 돈을 쪼개서라도 한국산을 사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정 정도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자 자랑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내에서 한국 화장품은 유통도 판매도 비밀스럽게 이뤄지다 보니, 여전히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여성용 스킨·로션 세트는 북한 돈 7~10만원 선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장마당에서 쌀 10kg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중년 여성들은 다른 지출을 줄여가며 돈을 모아 한국 화장품 구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경대에 한국 화장품이 있으면 신고를 당하거나 단속에 걸릴까 봐 겁이 나서 진열해 놓지도 않았지만, 지금 여성들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경대를 손님이 잘 드나들지 않는 윗방으로 옮겨 놓고 친한 사람이 오면 슬쩍 문을 열어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요즘 여성들은 땔감을 줄이거나 반찬감을 줄이면서 그(한국 화장품 살) 돈을 마련한다”며 “예전엔 자식, 가족만 챙겼는데 이제는 나 자신을 챙기고 싶다는 말들을 서로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주들은 원래부터도 한국산 화장품을 썼고, 지금은 장사를 안정적으로 하는 여성들이 생활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줄여가면서 한국산 화장품을 쓰려는 것이 새로워진 흐름”이라며 “그렇게 해서라도 ‘설화수’ 하나쯤은 갖고 싶어 하고, 그게 여자답게 사는 기준처럼 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 여성들 속에서 한국 화장품이 단순히 타인에게 재력을 뽐내는 도구를 넘어 자존감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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