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명목으로 뇌물 요구하는 보위원·안전원들에 시달려
  • 북민위
  • 2025-04-18 07: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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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밀무역 업자들이 4·15(김일성 생일)를 계기로 뇌물을 요구하는 보위원과 안전원들에게 시달려 고달픔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15 명절 명목으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보위원과 안전원들에 회령시와 온성군 등의 밀무역 업자들이 굉장한 시달림을 당했다”며 “단속될 것을 우려한 밀무역 업자들은 보위원과 안전원들의 뇌물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내주고 뒤돌아 눈물을 삼켰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보위부와 안전부 등 법기관 소속 성원들은 명절 때마다 상급으로부터 자금 상납 지시, 이른바 ‘숙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들은 명절 때만 되면 여력이 있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도와달라 요청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박까지 하며 자금 마련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위원들과 안전원들의 표적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송금 브로커들이었지만, 올해는 국가 차원의 밀수 등이 활발해진 탓에 밀무역 업자들에게로 시선이 쏠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온성군의 한 밀무역 업자는 군(郡) 보위부, 안전부 성원 4명에게서 현금 뇌물 요구를 받았는데, 그 총액이 3500위안(한화 약 68만원)에 달했다.

소식통은 “밀무역 업자들도 수익이라고 해봐야 투자한 돈의 0.5~0.6%에 불과한데 보위원, 안전원들이 마치 맡겨둔 돈이라도 있는 것처럼 뜯어가자 허탈감을 호소했다”고 했다.

밀무역 업자들은 보위원, 안전원들의 요구가 부담스러워도 이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북한 당국이 단속 대상으로 규정한 물품들을 밀수하는 경우도 있어 자칫하면 보복성으로 단속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밀무역 업자들은 항상 단속 위험에 놓여있기 때문에 보위원과 안전원들의 요구가 과도할지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처벌 수위가 높아져 법기관 성원들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이 때문에 돈을 꿔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바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뇌물 요구가 너무 부담스러우면 ‘다음에 해주겠다’면서 미루기도 하고 그런 요구를 하는 보위원이나 안전원들을 피해 다니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괜히 피했다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무시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국가는 4·15 명절 계기에 경축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지만 정작 먹고살기 바쁜 주민들은 뇌물 요구에 명절이 괴로운 날이 되고 있다”며 “생활비보다 많은 돈을 뇌물로 바쳐야 하는 사람들은 ‘제발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주민들이 진짜 명절에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을 개인적인 명절로 기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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