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당과류 선물하면서 “먹기 전 3대 수령께 감사 인사하라”
  • 북민위
  • 2025-04-19 09: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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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올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공급한 가운데, 사탕과 과자를 먹기 전에 3대 수령(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게 반드시 감사 인사를 드리라는 교육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도내 유치원과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아동들에게 지난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당과류 선물이 공급됐다”며 “선물 공급을 위해 동사무소 및 공장·기업소 간부들과 유치원·소학교 교원들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당과류 선물을 받은 대상은 영유아부터 12세 이하 소학교 학생까지다. 7세 이상의 아동은 부모 동반 없이 직접 수령했고, 7세 이하 아동은 부모 동반하에 주민등록 여부를 확인한 후 해당 기관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각 기관의 간부들이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공급하면서 “과자와 사탕을 먹기 전 3대 수령님께 감사 인사를 올려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이나 소학교 교원들도 3대 수령에게 감사 인사를 올릴 것을 반복적으로 가르쳤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명절 아침마다 집에 모셔진 초상화 앞에서 아이들이 수령님(김일성)에 대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감사 인사를 올린 후 선물로 받은 사탕이나 과자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며 “과거에는 조부모들이 손자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먹어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지금은 이를 가르치는 가정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4·15가 어떤 날이냐고 물으면 ‘선물 받는 날’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국가에서 이런 현상에 위기감을 느끼고 아이들에게 다시금 충성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감사 인사를 아무리 강조해도 선물을 받자마자 뒤돌아서 사탕을 뜯어 먹거나 하굣길에 과자를 뜯어 먹으며 집에 가는 어린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과거에 당과류 선물은 수령의 사랑과 당의 배려를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단순한 간식에 불과하다”며 “사탕이나 과자 몇 개 주면서 당의 배려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억지스럽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선물로 공급된 당과류는 각 시·군 식료공장에서 생산돼 품질이나 포장에 차이가 있었지만, 알사탕, 콩사탕, 껌, 단묵(젤리), 과자, 쌀강정 등 기본 구성은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겹과자나 왕방울 사탕 같은 것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포장지만 화려해졌을 뿐 오히려 내용물은 간소해졌다. 그래서인지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 고마움도 똑같이 간소화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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