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자금 대출 중단에 피눈물 흘리는 농장원들…무슨 일?
  • 북민위
  • 2025-04-22 06: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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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지역 농업경영위원회가 올해 영농준비총화(결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농장을 대상으로 영농자금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농장의 간부들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농장원들에게서 부당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1일 “재령군 농업경영위원회는 지난 11일 군내 농장 관리위원장·기사장과 은행 관계자가 참가한 회의에서 영농준비총화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농장들을 영농자금 대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선포했다”고 전했다.

북한 농장법 제49조에 따르면 각 농장은 은행에 ‘돈자리’(계좌)를 개설하고 적립된 자금을 활용해 낮은 금리로 영농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의 자금 지원이 거의 없고 은행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농장 간부들이 인맥을 동원해 돈주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식으로 영농자금을 자체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돈주들이 농장에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원금의 100%로 정하는 등 폭리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더욱 문제인 것은 농장 간부들이 뒤로는 돈주들과 협의해 이자율을 조금 낮추면서 원래 이자에 해당하는 돈을 농장원들에게 거둬 차액을 사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돈주들을 통해 영농자금을 빌리는 경우 원금과 이자 상환은 모두 농장원들의 몫이 되고 만다”며 “돈주들은 일반적으로 원금의 100%를 이자로 요구하는데, 농장 간부들은 이를 조금 깎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결국 그 틈을 이용해 자기 주머니를 채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니 농장 간부들은 오히려 국가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걸 반긴다”며 “자금이 막히면 그만큼 자신들이 끌어온 자금에 대한 재량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재령군의 한 농장에서는 간부들이 “올해는 국가에서 자금을 못 받았다”며 “기계 부속품을 사야 하니 돈을 더 내라”고 농장원들에게 현금 헌납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일부 농장원들 속에서는 “간부들이 돈주와 짜고 이자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그러다 당국이 보고서 미제출을 이유로 영농자금 대출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차츰 알려지면서 농장원들은 국가의 무능력을 비판하고 나섰다는 전언이다. 사실은 국가가 영농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인데 보고서 미제출을 명분으로 내세워 농장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은 ‘서류 몇 장 내지 않았다고 1년 농사를 막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 지금이 돈이 제일 필요할 때인데, 자금을 대부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아우성”이라며 “농장 간부들이 자금을 마련한다며 돈주들에게 돈을 끌어오면 그 돈을 농장원들이 다 갚아야 하니 농장원들만 피눈물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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