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에 北 주민 뒤돌아 ‘쓴웃음’
  • 북민위
  • 2024-04-29 06: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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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김정은을 찬양하는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한 가운데,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접한 북한의 주민들은 뒤편에서 씁쓸함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새로 나온 노래 ‘친근한 어버이’가 매일 같이 TV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그런데 주민들은 이 노래 가사부터 시작해 노래 화면에 나오는 영상들이 실상과는 너무 다르다며 뒤돌아서 쓴웃음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노래 ‘친근한 어버이’는 지난 16일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준공식 축하공연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위대한 영도자’이자 ‘친근한 어버이’인 김 위원장을 인민이 한마음으로 믿고 따르자는 것이 주된 노래 가사다.

당시 공연 무대 뒤편에서는 뮤직비디오 격의 영상도 상영됐다. 영상에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장면과 주민들이 해당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몸을 흔들고 함박웃음을 짓거나 엄지를 들어 보이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김정은 찬양곡이자 헌정곡인 이 노래는 공개 이후 지속적으로 TV 등 매체에서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를 접한 주민들은 대놓고 이를 비판하지는 못해도 뒤돌아서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 노래에 나오는 화면들을 보면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 사람들을 다 따뜻하게 보살피시는 지도자의 영상(이미지)을 연상케 한다”면서 “하지만 실상은 주민들이 먹을 게 없어 죽지 못해 살아가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회령시와 청진시만 봐도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그 어떤 대책도 세워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은 부모가 돈이 없으면 탁아소, 유치원은 물론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는데 화면 속에는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실려 있으니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은 생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모든 것이 돈이면 해결되는 지금의 현실에 실망과 좌절을 느끼면서 ‘나라가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소곤대고 있는데 더 밝은 미래로 가고 있다는 가사가 나오니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청년들 속에서 유독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문화와 유행에 민감한 북한 청년들은 수령을 우상화하는 구시대적인 선전가요에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식통의 전언에 의하면 회령시의 한 20대 청년은 “아랫 동네(남한) 노래 창법에 익숙해져서인지 도무지 촌스러워 들어주지 못하겠고 가수들의 동작도 영 어색해서 눈 뜨고 봐주지 못하겠더라”라며 “특히 ‘모든 소원 꽃펴주시네’라는 소절은 콧방귀가 절로 나게 한다. 소원을 꽃펴주는 건 능력 있는 부모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청년은 “나와 내 동무들은 어릴 적 사탕과자(당과류) 선물을 받은 것 외에는 국가에서 무엇을 받은 적이 없다”며 “그래서인지 이런 노래를 들으면 우습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또 회령시의 한 30대 청년은 “허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입에서 어떻게 고맙다는 말과 만세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해지니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말을 억지로 해야 하는 이 실정이 너무나 싫다”고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청진시 주민들도 새로 나온 노래를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소식통은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화면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전에는 노래가 나오면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면서 신경이 곤두서있어 그런지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며 “특히 국가에 대한 불만이 큰 젊은이들은 이런 노래들에 돌아서서 헛웃음을 짓고 입에 올리지도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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