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7-18 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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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안북도 구장시멘트공장에서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초급단체 위원장이 공장 청년동맹위원회의 지시에 노동 시간에 작업 현장을 이탈했다가 직장장으로부터 크게 지적받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구장시멘트공장 청년동맹은 각 직장의 청년동맹 초급단체 위원장들에게 “동맹원들의 정기학습록(노트)을 수거해 19일까지 상급에 제출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에 한 직장의 청년동맹 초급단체 위원장 A씨는 노동시간에 현장을 이탈하면서까지 동맹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노트 제출을 다그쳤다.
그러나 이는 직장장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이었고, 실제 직장장은 A씨를 불러세워 “아무리 청년동맹 사업이라고 해도 노동시간에 현장을 이탈하는 게 말이 되냐”며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직장장은 “작업반장에게는 보고는 했느냐”며 “작업장을 이탈할 땐 최소한 작업반장에게라도 보고하는 게 기본인데, 그런 절차도 안 지키면서 어떻게 청년동맹 간부 역할을 하겠냐”고 A씨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내내 말을 아끼고 있던 A씨는 직장장의 발언 수위가 점점 거세지자 발끈해 “부문당 비서에게 보고하고 이동 중이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런데 이 한마디가 직장장의 심기를 크게 건드리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소식통은 “청년동맹에서 포치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직장 일꾼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움직인 건 명백한 잘못인데 하필 ‘부문당 비서에게 보고하고 움직였다’는 말을 해서 직장장을 더 강하게 자극했다”며 “직장 내에는 당과 행정일꾼 간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장이 보고 절차의 문제를 계속 지적하자 A씨는 손에 들고 있던 노트들을 땅에 내던지며 “아무에게나 보고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직장장은 여러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A씨의 하극상을 맹비난했고, 심지어 당일 총화 자리에서도 이 일을 다시금 언급하며 “작업시간 중에는 누구를 막론하고 작업장을 떠나선 안 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작업반장에게 보고하고 움직이게 하라”고 일침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별다른 행정적 처벌은 받지 않았으나 공장 내에서는 이 일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뒷말들이 오고 갔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은 조직 내부에서 정치와 행정 간부 간 권위 구조가 현장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부문당 비서(정치)와 직장장(행정) 간에 소통을 잘 하면 되는데 당이 먼저냐 행정이 먼저냐 하는 세도 때문에 서로 뻣뻣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부문당 비서는 소란이 벌어지는 내내 일절 나서지 않고 방관해 노동자들의 비난을 샀다는 후문이다. 실제 노동자들 속에서는 “일 못하는 맹물단지 부문당 비서 때문에 A씨가 욕이란 욕은 다 먹은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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